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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이 뜨는 이유, 드럭 리퍼포징과 바리시티닙 사례로 본 약 개발의 변화

by miniizip 2026. 6. 26.

 

AI 신약개발이 단순히 인공지능이 약을 대신 만드는 기술인 줄 알았다면 조금 다릅니다. 드럭 리퍼포징 개념과 바리시티닙 사례, AI 설계 신약 사례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AI 신약개발, 처음엔 솔직히 너무 멀게 느껴졌다

처음 AI 신약개발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조금 막연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알아서 약을 만들고, 연구자는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버튼 하나 누르면 후보물질이 나오고, 그게 바로 약이 되는 느낌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약바이오 쪽 내용을 하나씩 찾아보다 보니 AI 신약개발은 그렇게 마법 같은 기술이라기보다는, 너무 많은 후보 중에서 가능성이 높은 것을 빠르게 골라내는 도구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신약개발은 원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입니다. 후보물질을 찾고, 비임상을 거치고, 임상시험을 하고, 허가를 받는 과정까지 생각하면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용도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그런데 AI가 이 과정 중 일부를 줄여줄 수 있다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질병, 유전자, 단백질, 기존 약물, 논문 데이터, 임상 정보 등을 연결해서 사람이 놓치기 쉬운 관계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드럭 리퍼포징을 알고 나니 AI 신약개발이 이해됐다

AI 신약개발을 이해할 때 가장 흥미로웠던 개념이 바로 드럭 리퍼포징이었습니다.

드럭 리퍼포징은 이미 허가를 받았거나 개발된 약을 다른 질환 치료제로 다시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쉽게 말하면 완전히 처음부터 새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약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약이 원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알고 보니 특정 감염병이나 염증 반응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새로운 적응증으로 다시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을 알고 나니 AI 신약개발이 왜 현실적인지 조금 이해됐습니다. 세상에는 이미 허가된 약도 많고, 임상에서 중단된 후보물질도 많습니다. 또 논문과 임상 데이터도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 모든 관계를 하나하나 다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AI는 약물과 질병, 단백질, 유전자, 부작용 데이터 사이의 연결고리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약의 새로운 쓰임을 찾아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바리시티닙 사례가 대표적이었다

드럭 리퍼포징 사례 중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약이 바리시티닙입니다.

바리시티닙은 원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알려진 JAK 억제제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시기에 AI 기반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AI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가는 과정, 염증 반응, 약물의 작용 기전 등을 연결해서 바리시티닙이 코로나19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찾아냈습니다. 이후 임상시험과 검토를 거치면서 실제로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적응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사례가 흥미로운 이유는 AI가 갑자기 마법처럼 약을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재하던 약을 새로운 질환과 연결해준 것입니다.

저는 이 지점이 AI 신약개발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약을 더 잘 활용하는 것도 신약개발의 중요한 방향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AI가 새 후보물질을 설계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물론 AI 신약개발이 드럭 리퍼포징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AI가 새로운 후보물질을 설계하고, 그 물질이 실제 임상시험 단계까지 들어간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Exscientia와 Sumitomo Pharma가 함께 개발한 DSP-1181은 AI를 활용해 발굴된 후보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박장애 치료 가능성을 목표로 임상시험에 들어간 사례입니다.

또 Insilico Medicine의 렌토서팁은 특발성 폐섬유증을 대상으로 AI 기반 플랫폼을 통해 표적과 후보물질을 발굴한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AI 신약개발은 단순히 유행어가 아니라 실제 제약사들이 임상 단계에서 검증하고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AI가 예측했다고 해서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세포 실험, 동물실험, 임상시험, 허가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약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바꾸는 건 결과보다 시작점이다

AI 신약개발을 공부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AI가 약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작점을 바꿀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에는 수많은 후보물질을 실험해보며 가능성을 좁혀가는 방식이었다면, AI는 처음부터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더 똑똑하게 고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드럭 리퍼포징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정보가 쌓인 약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AI의 장점이 더 잘 드러납니다. 기존 약물의 안전성, 작용기전, 임상 데이터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질환과의 연결 가능성을 검토하기가 비교적 수월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실패 비용이 큽니다. 임상 후반부에서 실패하면 그동안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처음 후보를 고르는 단계에서 조금이라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AI는 이 부분에서 연구자의 눈을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 보기 어려운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고, 예상하지 못했던 약물과 질병의 연결 가능성을 제안합니다.

그래도 AI만 믿을 수는 없다

다만 AI 신약개발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추천한 후보가 실제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편향되어 있으면 예측 결과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또 AI가 왜 그런 후보를 추천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결과만 맞는 것보다 근거가 중요합니다. 약은 사람에게 직접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성, 유효성, 작용기전이 모두 검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AI 신약개발은 연구자를 대체하는 기술이라기보다 연구자의 판단을 보완하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AI가 후보를 제안하고, 연구자는 그 후보가 실제로 의미 있는지 실험과 임상으로 확인하는 구조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성공 가능성이다

AI 신약개발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빠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건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가능성을 찾는 데 있습니다.

특히 드럭 리퍼포징은 이 흐름을 잘 보여주는 분야입니다. 이미 개발된 약을 새로운 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 치료 선택지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바리시티닙 사례처럼 위기 상황에서 기존 약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일은 앞으로도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AI 신약개발이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결국 핵심은 하나였습니다. 약을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더 합리적으로 찾기 위한 도구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I는 선택이 아니라 점점 기본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신약개발, 드럭 리퍼포징, 임상 데이터 분석, 부작용 예측 같은 분야에서는 AI 활용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AI가 모든 약을 만들어주는 시대라기보다는, 연구자가 더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AI 신약개발은 막연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제약바이오 현장에서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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